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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인천을품고세계로Ⅲ
문학속의인천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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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로서,삶의주체로서의각성‘동일방직인천공장’
한 성냥 공장이었던 조선인천주식회사의 여성 노동
인천이 배경인 「인간 문제」의 후반부는 누
자들은 열악한 근로 환경과 임금 인하 획책, 그리고
가 뭐래도 간난이와 선비가 주인공이다. 지
일본인 감독의 성적 희롱에 항의하는 동맹파업을
주에게 억울하게 유린당한 경험을 공유하고
하기도했다.
있는 간난이와 선비는 인천의 대동방적공장
동일방직 인천공장이 된 만석동 37-2번지를 찾아
에 취직하며 성범죄 피해자로서의 삶을 벗어
가면 아직도 동양방적 시절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던지고 주도면밀한 노동 운동의 주체로 거듭
공장을둘러싸고있는높은담과그담건너편에있
난다. 이 대동방적공장은 1934년 인천 만석
는 건물이 여공들이 머물던 기숙사이다. 여공들을
동에 들어선 동양방적 인천공장이다. 작품을
억압했던 공장의 높은 담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탈
읽다보면‘강경애작가가실제로동양방적공
출을 감행하는 간난이가 여린 선비의 어깨를 올라
동양방직 공장 기숙사의 현재 모습
장에서 일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타고 담을 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장면이 그려진
정도로작품속에는공장의모습과여직공들의삶이생생하게묘사되어있다.
다. 간난이처럼 탈출하는 노동자들이 많았던 모양
동양방적 인천공장은 일본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 1911년 일본 내에 제정된 ‘공장법’으로 인해
인지, 기숙사 건물 담벼락에는 초소 형태의 낡은 건
모든 노동자는 11시간 이상 근무할 수 없다는 조항이 생긴다. 이에 따라 원래 2교대로 운영하던 일
축물이 있다. 직원들의 월담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
본의방적공장들이3교대로운영하게되면서운영의어려움을겪게된다.이에따라일본의방적공
으로지어졌을것이라추정된다.
장들이공장법의적용대상이아닌조선으로진출하게된것이다.
간난이가 떠난 후 혼자 남아 ‘ 늘의 선비는 옛날
조선의 노동력을 착취하려는 목적으로 들어온 방적 공장에서의 삶이 결코 순탄할 리 없다. 선비는
의 선비가 아니라’고 다짐하는 선비. 노동자로서의
고된노동에지쳐가고,공장내노동자들을의식화하기위해공장에취직한간난이는선비에게공장의
삶을 살게 되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자각한 선비는
검은속내를일깨운다.
자신에게 가해지는 억압에 대항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하고 간난이가 떠난 공장에서 노동 운동을 이
건립 당시의 동양방적 공장(위)(출처: 인천시립박물관)
의 모습과 담벼락의 초소(아래)(출처:경인일보)
“선비야! 저 봐라, 지금 야근까지 시키면서도 우리들에게 안남미 밥만 먹이고, 저금이니 저축이
어간다. 그러나 일하던 중 피를 토하고 쓰러진 선비
니 하는 그럴듯한 수작을 하야 우리들을 속여서 돈 한 푼 우리 손에 쥐어보지 못하게 하고 죽도
는 결국 폐결핵으로 사망한다. 실제로 일제강점기 때 공장에 징용된 여성 노동자 중에 폐결핵으로
록우리들을일만시키자는것이란다.원유회를한다느니,야학을한다느니.또몸을튼튼케하기
사망하는사람이많았다고한다.공기와햇볕도통하지않는열악한환경때문으로보인다.
위하야 운동을 시킨다는 것도, 그 이상 무엇을 더 빼앗기 위하야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수작이란
황해도 용연에서 서로를 향한 마음을 품었던 선비와 첫째는 선비의 죽음 이후에야 다시 만나게
다…….”
된다. 비록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인간 문제’를 고민하며 인간다운 삶을 위해 노력하
는 주체로 성장한 선비와 첫째. 지금의 인천은 그 시절을 살아가던 수많은 ‘ 비’와 ‘첫째’가 죽음을
공장 밖에서 전하는 쪽지를 몰래 들여와 기숙사 각 방에 전달하며 노동자들의 계급의식을 일깨
무릅쓴투쟁으로이룩한결실이다.
운 간난이. 실제로 동양방적 공장에서는 개업 이후 노동쟁의가 빈발했으며, 인천 지역의 노동 운동
을 이끈 ‘적색노동그룹’이 동양방적 인천공장의 노동 운동에 주력을 쏟기도 했다. 동양방적 이외에도
인천 곳곳에서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 운동이 일어났다. 인천의 13개 정미소 여공 3천여 명은 ‘ 미
여공조합’을 조직해 활동하였는데, 이 내용이 「인간 문제」 속 부두 노동자들의 말에도 등장한다. 또
문학속의인천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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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로서,삶의주체로서의각성‘동일방직인천공장’
한 성냥 공장이었던 조선인천주식회사의 여성 노동
인천이 배경인 「인간 문제」의 후반부는 누
자들은 열악한 근로 환경과 임금 인하 획책, 그리고
가 뭐래도 간난이와 선비가 주인공이다. 지
일본인 감독의 성적 희롱에 항의하는 동맹파업을
주에게 억울하게 유린당한 경험을 공유하고
하기도했다.
있는 간난이와 선비는 인천의 대동방적공장
동일방직 인천공장이 된 만석동 37-2번지를 찾아
에 취직하며 성범죄 피해자로서의 삶을 벗어
가면 아직도 동양방적 시절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던지고 주도면밀한 노동 운동의 주체로 거듭
공장을둘러싸고있는높은담과그담건너편에있
난다. 이 대동방적공장은 1934년 인천 만석
는 건물이 여공들이 머물던 기숙사이다. 여공들을
동에 들어선 동양방적 인천공장이다. 작품을
억압했던 공장의 높은 담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탈
읽다보면‘강경애작가가실제로동양방적공
출을 감행하는 간난이가 여린 선비의 어깨를 올라
동양방직 공장 기숙사의 현재 모습
장에서 일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타고 담을 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장면이 그려진
정도로작품속에는공장의모습과여직공들의삶이생생하게묘사되어있다.
다. 간난이처럼 탈출하는 노동자들이 많았던 모양
동양방적 인천공장은 일본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 1911년 일본 내에 제정된 ‘공장법’으로 인해
인지, 기숙사 건물 담벼락에는 초소 형태의 낡은 건
모든 노동자는 11시간 이상 근무할 수 없다는 조항이 생긴다. 이에 따라 원래 2교대로 운영하던 일
축물이 있다. 직원들의 월담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
본의방적공장들이3교대로운영하게되면서운영의어려움을겪게된다.이에따라일본의방적공
으로지어졌을것이라추정된다.
장들이공장법의적용대상이아닌조선으로진출하게된것이다.
간난이가 떠난 후 혼자 남아 ‘ 늘의 선비는 옛날
조선의 노동력을 착취하려는 목적으로 들어온 방적 공장에서의 삶이 결코 순탄할 리 없다. 선비는
의 선비가 아니라’고 다짐하는 선비. 노동자로서의
고된노동에지쳐가고,공장내노동자들을의식화하기위해공장에취직한간난이는선비에게공장의
삶을 살게 되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자각한 선비는
검은속내를일깨운다.
자신에게 가해지는 억압에 대항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하고 간난이가 떠난 공장에서 노동 운동을 이
건립 당시의 동양방적 공장(위)(출처: 인천시립박물관)
의 모습과 담벼락의 초소(아래)(출처:경인일보)
“선비야! 저 봐라, 지금 야근까지 시키면서도 우리들에게 안남미 밥만 먹이고, 저금이니 저축이
어간다. 그러나 일하던 중 피를 토하고 쓰러진 선비
니 하는 그럴듯한 수작을 하야 우리들을 속여서 돈 한 푼 우리 손에 쥐어보지 못하게 하고 죽도
는 결국 폐결핵으로 사망한다. 실제로 일제강점기 때 공장에 징용된 여성 노동자 중에 폐결핵으로
록우리들을일만시키자는것이란다.원유회를한다느니,야학을한다느니.또몸을튼튼케하기
사망하는사람이많았다고한다.공기와햇볕도통하지않는열악한환경때문으로보인다.
위하야 운동을 시킨다는 것도, 그 이상 무엇을 더 빼앗기 위하야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수작이란
황해도 용연에서 서로를 향한 마음을 품었던 선비와 첫째는 선비의 죽음 이후에야 다시 만나게
다…….”
된다. 비록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인간 문제’를 고민하며 인간다운 삶을 위해 노력하
는 주체로 성장한 선비와 첫째. 지금의 인천은 그 시절을 살아가던 수많은 ‘ 비’와 ‘첫째’가 죽음을
공장 밖에서 전하는 쪽지를 몰래 들여와 기숙사 각 방에 전달하며 노동자들의 계급의식을 일깨
무릅쓴투쟁으로이룩한결실이다.
운 간난이. 실제로 동양방적 공장에서는 개업 이후 노동쟁의가 빈발했으며, 인천 지역의 노동 운동
을 이끈 ‘적색노동그룹’이 동양방적 인천공장의 노동 운동에 주력을 쏟기도 했다. 동양방적 이외에도
인천 곳곳에서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 운동이 일어났다. 인천의 13개 정미소 여공 3천여 명은 ‘ 미
여공조합’을 조직해 활동하였는데, 이 내용이 「인간 문제」 속 부두 노동자들의 말에도 등장한다.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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